나락 보내는 사회

훈수맨 2024. 5. 21. 17:23

지금 우리 사회에는 나락 보내기가 유행이다. 나락 간 연예인들, 나락 간 유튜버들을 떠올려보자. 오죽하면 이를 비꼰 나락퀴즈쇼라는 유튜브 콘텐츠가 대유행이다. 심지어 그 콘텐츠를 만든 유튜버 또한 최근 나락의 위기에 빠졌다고 한다.
 
이는 단순히 연예계만의 문제가 아니다. 사회에서도 특정 인물이나 집단의 나락 보내기는 유행이다. 정치권에서는 [적폐] 나 [카르텔] 이라는 말을 애용한다. 그들은 국민들에게 당신의 삶이 힘든 이유가 그 '적폐' 혹은 '카르텔' 때문이라 설명한다.

나름대로의 이유를 가지고 설명하지만, 그 방법은 철저한 비인간화이다. 그들에게 적폐나 카르텔은 우리와 같은 인간이 아닌 악이다. 그리하여 그들을 처단하는 행위는 사람들에게 도덕적 우월감과 쾌감을 동시에 선사하게 된다.
 
물론 그 대가로 정치권은 지지율과 표를 얻는다. 그것이 비록 사회를 전혀 발전시키지 못하거나 후퇴시키더라도 말이다. 히틀러의 나치즘과 유대인 학살의 역사가 전형적인 그 예이다. ('세상은 선과 악의 대결이 아니다' 참고)
 
나는 현재의 사회 분위기가 너무도 우려스럽다. 지금의 우리는 남을 평가하고 철퇴를 내리는 것엔 열광하지만 남을 이해하거나 용서를 받아들이는 것엔 너무나도 인색하다. 그러나 이렇게 남에게 쉽게 칼을 꽂아버리는 사회에서 칼날의 끝은 언제든 당신을 향한다.
 
인민재판의 대상이 된 당신은 해명을 하고 사과를 한다. 당신은 인간으로서 할 수도 있는 실수를 했고, 악의가 없었다. 그러나 이미 당신은 이 사회에서 처단당해야 하는 악마이다.

남들은 떼거지로 몰려들어 당신을 칼로 찌르고는 당신이 신음하는 모습을 보며 열광한다. 그렇게 그들은 스스로를 정의롭고 도덕적인 사람이라고 생각하지만, 훗날 그들도 똑같이 그 칼에 찔리게 된다.
 

# 사람은 무조건 잘못을 한다

당신은 살면서 단 하나의 잘못도 하지 않았는가?
단언컨대 아닐 것이다.
 
사람은 누구나 살면서 크고 작은 잘못을 한다. 그리고 특정 행동은 관점에 따라 잘못일 수도 아닐 수도 있다. 또한 시대에 따라 잘잘못의 기준이라는 것은 변화한다.

그리고 인간은 선의를 가지고 악행을 할 수도 있다. 무지로 인해 악행을 할 수도 있다. 환경에 의해 악행을 하기를 유도받기도 한다.
 

# 용서할 수 있는 잘못은 어디까지인가

오해 없길 바란다.
나는 모든 사람을 용서해야 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세상에는 악행을 밥 먹듯 일삼는 사람도 분명히 있다. 용서를 베풀어도 이를 감사히 여기지 않고 악용하는 자들도 있다. 세상은 결코 유토피아가 아니고, 엄격한 질타와 처벌은 분명히 필요하다. 특히나 명백한 잘못을 하고도 반성이 없다면 엄벌이 필요하다.
 
그러나 잘못을 인정하고 사과와 반성을 보여주는 자들에게 필요한 것은 엄벌이 아닌 관용이다. 만일 이 사회가 사과를 해도 받아들여주지 않는다면 앞으로 그 누가 반성과 사과를 하겠는가? 인간은 누구나 잘못을 하며 사람은 바뀔 수도 있다. ('사람은 고쳐 쓰는 게 아니다?' 참고)
 
누군가는 이렇게 반문할 것이다.
"겉으로만 사과하고 진정성이 없을 수도 있잖아요?"
 
나는 이렇게 답하고 싶다.
당신이 어떻게 그 사람의 진정성을 알 수 있는가?
 
우리는 관심법을 쓰는 초능력자가 아니다. 우리가 그 사람의 진정성을 아는 방법은 말투가 어떻느니 표정이 어떻느니 따위의 것이 아니다.

같은 잘못을 반복하는지를 보는 것이다. 그렇기에 법정에서도 재범에게 초범보다 더 강한 형량을 선고하는 것이다.  
 

# 관용은 나 자신을 위한 것이다

결론적으로, 우리는 잘못을 한 사람을 비판하더라도 반성을 하는 자에게는 관용을 베풀어야 한다. 그것은 남을 위한 것이기도 하지만, 나 자신을 위한 것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된 내용의 게임과 유튜브 영상을 추천하며 마무리해 보겠다.
1. 게임 - '신뢰의 진화'
2. 침착맨 유튜브 - '우리의 신뢰는 어떻게 쌓이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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