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인의 역할은 무엇인가?
정치인이 갖추어야 할 자질과 덕목에 대해 생각해 보자.
나의 개인적인 생각은 현명함과 설득 능력이다.
# 정치인은 의사결정의 대리인
국가에는 수많은 사람들이 살아가고 있다. 그러나 모든 이들이 모든 사안에 대해 결정권을 가지는 것은 불가능할 뿐더러 바람직하지도 않다. 사람은 누구나 잘 모르는 분야가 있기 때문이다. 아니, 사실 대부분의 분야에 대해 제대로 알기 어렵다.
또한 다수의 선택이 결코 늘 옳은 것도 아니다. 독일의 나치즘도 대부분의 국민이 원한 것임을 잊지 말자. 민주주의의 가장 큰 맹점이 포퓰리즘이나 중우정치이다. 그렇기에 충분한 토론과 대화 그리고 소수 의견에 대한 존중이 민주주의에서 그토록 강조되는 것이다.
결론적으로 정치인은 복잡한 현대사회의 여러 사안들에 대해 국민을 대신하여 현명한 의사결정을 내리는 대리인이 되어야 한다. 오해 없길 바란다. 민주주의의 기본은 다수결이다. 그러나 의사결정을 다수결로 해야 하는지와 다수의 선택이 늘 옳은가는 별개의 문제이다.
# 가장 위험한 정치인은?
내가 생각하기에 가장 위험한 정치인은 크게 두 가지이다.
첫 째, 갈등을 악용하여 다수에 편승하는 정치인이다. 왜냐하면 세상은 이분법이 아니기 때문이다. ('세상은 선과 악의 대결이 아니다' ) 정치인은 갈등에 대해 각각의 옳고 그름을 판단하고국민을 설득하고 조율해야 한다. 갈등에 대한 이해 없는 (혹은 악용하는) 편들기 정치를 가장 경계해야 한다.
둘 째, 멍청한 정치인이다. 아무리 좋은 의도와 성실함을 지녔어도, 나라를 망친다. 지혜롭지 못한 자는 결코 정치를 해서 안 된다.
# 현명함과 설득이 정치인에게 가장 필요한 능력이다
정치인은 사안에 대해 정확히 이해하고 있는 전문가와 현장에서 일하고 있는 사람들의 목소리를 듣고 사안에 대해 이해하는 것이 최우선이다.
그리고 정책의 올바른 방향을 주체적으로 결정해야 한다. 만일 그 정책을 다수의 국민이 반대한다면, 정치인의 역할은 반대의 이유를 이해하고 조율하는 것이지 아무 생각 없이 다수에 편승하는 것이 아니다. 당연히 다수의 의견을 속칭 '개돼지' 취급해서도 안 되겠지만.
물론 '현장의 목소리'라는 것은 소수의 이익을 대변하기도 한다. 그러나 개인과 국가의 이익이 늘 상충하는 것은 아니다. 예를 들어 교육현장에서 교사의 의견은 교사의 이익을 대변하는 경향이 있을 것이다.
그러나 만일 교권의 붕괴로 인해 교육이 무너지고 있다고 가정하면 교사들의 처우 개선에 대한 현장의 목소리를 단지 '밥그릇 지키기'라는 말로 매도하는 것이 옳겠는가?
이처럼 개인의 이익과 국가의 이익은 방향성이 같은 경우도 많다. 물론 반대로 소수 집단이 옳지 않은 주장을 할 때도 그들을 설득하고 조율하는 것이 정치인의 역할이다.
결론적으로 정치인은 전문가, 현장, 국민의 목소리를 현명하게 이해하고, 설득할 줄 알아야 한다.